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미뤄졌던 등교수업이 20일 시작된 가운데 첫날 경남지역 189개 고등학교에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등교수업이 시작됐다.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창원남고등학교. 고등학교 3학년은 10개 학급에 200여 명 규모다.

이날 오전 7시 30분 학교 정문이 개방되자 고3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등교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운동장에 표시된 동선을 따라 건물 입구에 들어섰고 입구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발열체크를 하고 교실로 차례로 들어갔다. 운동장에는 일시적 관찰실을 설치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학생들은 이제라도 등교수업이 이뤄지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편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조금이라도 늦어졌으면 재수생들이랑 우리랑 실력차이가 조금 더 많이 벌어졌을텐데 지금이라도 등교해서 실력을 좁힐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오랫만에 등교해서 어색하기도 한데 마스크도 계속 써야하고 제한하는 것도 많아서 좀 불편할 것 같다"고 걱정스러운 반응도 나타냈다.

학생들은 담임교사로부터 코로나19에 따른 학교생활 지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은 후 첫 수업을 시작했다.

이날 교사들은 학생들이 등교 전 일찍부터 나와 준비사항을 다시 한번 더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교사들은 오랫만에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3 담임을 맡고 있는 김철 교사는 "그동안 매일 전화하면서 지도를 했지만 장기화되다보니 아이들이 많이 지쳐하는 것이 있었다"며 "12년를 준비한 결과를 앞두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못되고, 그런 걸 제공해 주지 못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많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박재철 교감은 첫 등교수업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이다. 학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입장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수능이 197일 남았는데 우리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절실하지 않겠나. 남은 기간 보충을 해서 아이들에게 불이익이 조금이라도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창원남고는 쉬는 시간과 급식 시간에 학생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교실 책상 위치를 표시하는 선을 만드는 한편 복도 한 가운데 책상을 줄지어 배치하고 유도선을 만들어서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또 급식실 이용 시 지그재그로 앉도록 하고 입구와 출구를 다르게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경남에서는 189개 고등학교와 재학생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 26개교가 우선 등교수업을 했다.

경남교육청은 등교수업을 앞두고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면마스크와 덴탈마스크 각각 100만장, 보건용 90만장을 구입해 일선 학교에 배부한 상태다.

또 100명 이상 학교 886개교에 1,161대의 열화상 카메라 구입을 완료했으며 각 교실당 1개 이상의 체온계를 비치해 교실 입실 전 발열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